프로덕트 디자인 in 스타트업

프로덕트 디자인 in 스타트업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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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0. 노트폴리오 온라인 라이브 세미나

오랫동안 응원해오던 노트폴리오 팀에서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온라인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여해줄 수 있냐는 요청을 받았을 때 꽤 많이 고민하였다.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일도 어려운데, 상대방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 온라인 세션이라니 분명 어색하게 어리버리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끔 외부에서 비슷한 요청이 들어오면 적절한 핑계로 빠져나가고는 했지만 이번 세미나가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학생과 주니어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말에 용기를 내었다.

게다가 솔직한 심정으로 좋은 분을 채용하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 이 기회에 여러 예비 디자이너 분들께 식스샵이란 회사를 알리는 데에도 도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것 같다.

결과적으로 도움되는 시간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트폴리오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쳤고 녹화본은 조만간 노트폴리오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고 한다. 앞으로 더 멋진 연사분들을 모시고 흥미로운 주제의 세미나가 계속 이어질 거라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살펴보시길.

여하튼 이번 세미나는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한 기본 개념과 커리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참고할 수 있는 몇가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아래는 세미나에서 공유한 내용의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노트폴리오에서 참가자에게 받은 사전 질문을 기반으로 취업 준비 중인 학생 혹은 2~3년 이내 경력을 가진 주니어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작성되었다.

혹시라도 IT 분야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것에 관심 갖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공유한다.


1. 프로덕트 디자인이란?

사전적 의미

프로덕트 디자인이라는 단어에 포함된 두 가지 단어 '프로덕트' 그리고 '디자인'의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다.

프로덕트(제품):

제품은 제조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재화를 말한다. (위키피디아 - 제품)

디자인(설계):

다양한 사물 혹은 시스템의 계획 혹은 도안, 모델 등을 말한다. (위키피디아 - 디자인)

그렇다면 프로덕트 디자인은 아래와 같이 정의할 수 있을까?

제품이 그 본래 목적인 기업 및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제작하기 위해 기획하고 설계하는 전반의 업무.

그런데 위 정의대로라면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붙는 모든 일 중 프로덕트 디자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게 과연 있기는 할까? 당장 TV나 텀블러, 책을 디자인하는 것도 모바일 앱이나 웹 앱을 디자인하는 것도 모두 위 정의에 부합한다.

이처럼 단순히 포함된 단어의 의미 만으로 프로덕트 디자인이 뜻하는 바를 바로 이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디자이너가 하는 일

2017년 작성한 돌도끼에서 디지털까지 디자이너 ‘업’의 변천사의 내용 일부를 포함하고 있다.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어있어도 우리가 하는 업의 본질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 본질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특히나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분야에 일하는 사람에게 변화를 이해하고 필요한 것을 찾을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직업은 어떠한 일을 보다 전문적으로 수행할 사람에 대한 필요가 생길 때 만들어진다. 즉 일이 있고 나서 직업이 생긴다. 병을 고치는 행위는 의사라는 직업이 있기 전부터 존재했고 잘못에 벌을 내리는 행위도 경찰이나 판사가 있기 전부터 존재했다.

그리고 인간은 직업이 있기 아주 오래전부터 도구를 만들어왔다.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 - 'Homo Habilis'

image.png 누군가 자연의 것을 가공하는 것으로 그들이 하려는 일을 더 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image.png 그리고 그것을 더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 고민하고 개선하기 시작했다.

image.png 또한 모두가 사용하는 도구에 차이를 가함으로써 집단 안에서, 혹은 여러 집단 사이에서 스스로를 차별화하거나 모두에게 동질감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도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아래 두 가지는 매우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었다.

  1. 필요/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쓰임새
  2. 형태의 차이를 통한 개인/집단의 차별화 or 동질화 욕구 충족

그리고 당연히도 도구를 만드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에게는 아래의 역량이 요구되었다.

  1. 도구의 필요에 맞는 쓰임새를 고안한다.
  2. 개인/집단의 차별화 or 동질화 욕구를 충족시킬 형태의 차이를 고안한다.

시간이 흐르며 다양한 이름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도구를 만들어왔고 마찬가지로 디자이너 역시 위 두 가지 중 하나 혹은 모두에 전문성을 갖는 사람을 부르는 명칭이라 볼 수 있다.

테크 업계의 잡타이틀

아래 이미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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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익히 접할 수 있는 직업이다. 의사는 병을 고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고 전문 분야에 따라 의사란 단어 앞에 잡 타이틀이 붙는다. 귀나 코가 아프면 '이비인후과 의사'를 만나러 가고 눈이 아프면 '안과 의사'를 만나러 가면 된다. 헷갈릴 일이 잘 없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도 아래와 같이 구분하여 부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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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디자인하면 북디자이너, 자동차를 디자인하면 자동차 디자이너. 정말 알기 쉽다. 마찬가지로 모바일 앱이나 웹 앱을 디자인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소프트웨어 디자이너나 디지털 프로덕트 디자이너라고 부르면 딱일 것 같다.

하지만. 웹디자이너, 인터랙션 디자이너, GUI 디자이너, UI 디자이너, UX 디자이너, UI/UX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 이상하게도 테크 업계의 디자이너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굉장히 다양한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해야 했다.

왜 그럴까? 디자이너 직함을 정하는 공식 기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자꾸 이름을 바꿔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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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심플하다.

기업이 정한다.

좀 더 설명을 보태면 유명 기업이 채용 공고에 내거는 직함이 업계에서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퍼져나가고 그걸 우리가 쓰게 되는 거다. 물론 디자인 커뮤니티의 호응을 얻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애플이나 구글이 어떤 직함을 사용하면 그게 업계에 퍼져나가는 구조라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여기에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나요?', 'UX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나요?'라고 질문하고는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 앞에 어떤 단어가 붙건 우리가 하는 일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테크 분야의 디자이너로써 디지털 프로덕트를 사용자들이 보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더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일을 한다. 이는 내가 GUI 디자이너였을 때도, UI/UX 디자이너였을 때도,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지금도 마찬가지다.

생소한 직함을 마주했을 때 던질 바른 질문은 'OOO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나요?'가 아니라 '기업이 OOO 디자이너가 어떻게 일하기를 기대하나요?'가 되어야 한다.

질문이 '어떤 일'에 초점 맞춰지면 답은 사전적인 정의에 그치거나 요즘 유행하는 여러 스킬과 도구, 프레임워크를 나열하는 것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장 많은 후속 질문이 뭘 배워야 하나요? 가 된다.)

그러나 테크 분야에서 잡 타이틀이 업계 리딩 기업들이 추구하는 업무 문화나 협업 방식, 그리고 이에 맞는 역량을 기준으로 정해진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면 무엇을 봐야 하는지를 알기 쉬워진다.

어째서 지금 프로덕트 디자이너인가?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왜 요즘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을까?

우리는 이미 프로덕트 디자인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봤지만 그것으론 UI, UX 디자이너로 불릴 때와 어떤게 달라졌는지 알기 어렵다.

아래 그림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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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국내 IT기업에서 제품을 만드는 조직의 구조를 간략히 그려본 그림이다.

기획자와 디자이너 그리고 개발자가 페이스북이란 앱을 만든다고 할 때,

  • 이들은 각자 수행하는 기능 별 팀에 소속되어 있다.
  • 기획자는 기획 팀에서 기획을 하고
  • 디자이너는 디자인 팀에서 전달받은 기획을 기반으로 디자인을 한다.
  • 그리고 개발자는 개발 팀에서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전달한 정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이렇게 담당하는 기능(역할)을 중심으로 팀이 구성된 조직 구조를 기능 중심 조직이라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익숙한 형태가 이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어서 다음 그림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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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나 국내 스타트업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팀 구조를 간략히 그린 도표이다.

  • 뉴스피드 팀, 검색 팀, 채팅 팀 등이 페이스북이란 앱을 만들어가고 있다.
  • 각 팀에 프로덕트 매니저와 프로덕트 디자이너 그리고 프로덕트 엔지니어가 속해있다.
  • 서로 다른 역할의 구성원이 페이스북 내 각기 다른 콘텍스트의 제품을 담당하여 함께 협업한다.

이렇게 담당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교차 기능 팀이 제품을 만들어가는 조직 구조를 제품 중심 조직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렇게 특정 제품을 전담하는 제품 팀 내에서 디자인하는 역할을 프로덕트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기능 중심 조직의 디자이너 VS 제품 중심 조직의 디자이너

기능 중심 조직과 제품 중심 조직은 지향하는 업무 방식이 다른만큼 각 조직에 속한 디자이너가 하는 일도 사뭇 다를 수 있다.

기능 팀과 제품 팀의 차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2019년 작성한 '제품팀 vs 기능팀 by Marty Cagan'에서 살펴볼 수 있다.

  1.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누가 판단하는가?

    • 기능 중심 조직
      기능 중심 조직에선 기획자가 고객과 시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무엇을 제공해야 할지 정한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문서화하여 디자이너와 개발자에게 전달한다.
    • 제품 중심 조직
      제품 중심 조직에선 해당 팀이 그들이 타깃 하는 고객에게 무엇을 제공할지(제품 발견) 함께 탐색하기를 권장한다. 특히 프로덕트 매니저와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각각의 책임 영역은 다르지만 고객 인터뷰나 리서치 등을 함께 하며 제품 발견 과정에서 긴밀히 협업한다.
  2. 제품을 만드는 방식은?

    • 기능 중심 조직
      기획자가 디자이너에게, 또 디자이너가 개발자에게 구현되어야 할 요구사항을 전달한다. 이를 흔히 워터폴 프로세스라고 부른다.

      기능 중심 조직에선 종종 기획자가 UX 기획이란 이름으로 화면 설계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디자인 업무는 인터페이스를 그리는 일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한다.

      UI 디자이너는 기획자로부터 와이어프레임을 전달 받고 이를 실제 클라이언트에서 동작하는 앱의 형태로 그린 뒤 프론트엔드 개발자에게 전달한다.

    • 제품 중심 조직
      제품 중심 조직에선 담당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가설 중심으로 실행 계획을 수립한다. 이러한 형태의 업무 방식을 흔히 애자일 프로세스라고 부르며 한 번에 큰 개선 보다는 몇 단계로 나뉜 출시 계획을 통해 가설 검증 과정 및 품질 리스크를 관리한다.

      제품 중심 조직에서 디자이너는 팀의 유저 스토리(요구사항)를 기반으로 제품을 만든다. 화면 디자인 후 스펙을 전달하는 방식 대신 미리 만들어진 디자인 컴포넌트를 기반으로 프론트엔드 개발자와 함께 제품의 사용 흐름을 설계하며 문제 해결 방안을 찾는데 집중한다.

  3. 필요로 하는 전문성은?

    • 기능 중심 조직
      기능 중심 조직에선 기획자는 기획, 디자이너는 디자인, 개발자는 개발에 대한 기능 전문성을 중시한다. 디자이너는 인터페이스 디자인 역량과 사용자 경험, 사용성 검증 등 디자인 기능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를 요구받는다.
    • 제품 중심 조직
      마찬가지로 디자인의 기능적인 전문성을 요하며 이에 더하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특성 및 시장 트렌드 등 전문적인 도메인 지식을 쌓아가기를 요구받는다.
  4. 커뮤니케이션 특성

    • 기능 중심 조직
      기능 중심 조직에선 프로젝트마다 함께 일하는 기획자, 개발자가 달라질 수 있어 각 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직군 간 교류가 보다 활발히 이뤄지는 편이다. 팀과 팀 사이의 업무 조율은 개별 디자이너가 담당하거나 팀 리더가 전담하는 경우도 있다.
    • 제품 중심 조직
      제품 중심 조직에선 여러 직군이 한 팀으로 일하는 만큼 교차 직군 간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다. 프로덕트 매니저와 제품 발견 과정을, 프로덕트 엔지니어와 제품 구현 과정을 함께 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중요하다. 반대로 디자인 직군 간 커뮤니케이션 빈도가 적은 만큼 적절한 피드백 프로세스와 직군 역량 강화를 위한 공동 활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위 항목은 비교를 통해 기업이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어떤 역할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게 기존 디자이너의 역할과는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기 위해 작성되었다. 기업에서 제품을 만드는 방식과 협업하는 방식에 따라 역할과 기대 역량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기업들이 디자이너에게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혹시나 오해할 수 있어 설명을 덧붙이자면 한 기업 내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UX or UI 디자이너가 함께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타임라인 팀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라고 부르는게 일반적이지만 디자인 시스템 등 모든 제품에 걸쳐있는 영역을 디자인 하는 경우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사용하지 않고 플랫폼 디자이너 혹은 UX 디자이너 등의 호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2. 기업 성장 단계 별 디자이너의 역할

디자이너의 역할은 잡 타이틀뿐 아니라 기업의 규모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물론 규모를 기준으로 역할을 정의하기엔 기업마다 일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다르지만 가볍게 참고할 수 있는 정보로 쯤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

시드 스테이지 🌱

시드 스테이지 스타트업의 목표는 MVP를 통해 가장 빠르게 창업 아이디어의 시장 가능성을 검증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것이다.

개요

특징:

  • 투자금 0~2억 이내 = 돈 없음
  • 1인~10인 이하 구성원 = 사람 없음
  • 제품 출시 전 = 제품 없음

디자이너가 해야 하는 일:

  • 사업 검증을 위한 MVP 설계 및 제작 참여
  • 검증된 가설 기반으로 런칭 프로덕트 제작
  • 공동 창업자, 창업 멤버로써 회사에 필요한 모든 일

선택 시 고려사항:

만약 해당 기업에 실력 있는 디자이너가 리더로 일하고 있어 성장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주니어 디자이너의 첫 직장으로 추천하기는 어렵다.

다만 경력과 무관하게 합류 이유가 창업에 대한 강한 열망이고 공동 창업자로 합류하는 경우라면 좋은 경험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단, 스스로 디자이너로 일한다는 생각보다는 창업자로 일한다는 생각을 갖는 편이 지속 가능한 동기 부여를 얻는데 훨씬 도움될 것이다.

MVP란 무엇인가요?

Minimum Viable Product(최소 가능 제품)의 약자로 최소의 리소스로 빠르게 비즈니스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과거 대기업에서 신사업 추진을 위해 대규모 리서치를 진행하는 것에 반하여 탄생한 실행 중심 고객 학습 방법이다. 고객 개발 방법론의 스티브 블랭크, 린 스타트업의 에릭 리스 등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MVP 사례 #1 - 원티드

원티드는 현재의 서비스를 런칭하기 전 페이스북 페이지에 채용 공고를 올리고 구글 폼을 통해 주변의 좋은 인재를 추천한 사람에게 보상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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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사례 #2 - 클래스101

클래스101은 수 십 개의 아이디어를 여러 웹페이지로 제작, 이를 랜딩 페이지로 페이스북 광고를 집행하여 가장 반응이 좋은 강의 큐레이션 앱을 빠르게 만들어 런칭하고 초기 단계부터 수익 모델 검증을 위해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유료 콘텐츠의 가능성을 확인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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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사례 #3 - 식스샵

식스샵은 쇼핑몰 제작에 느끼는 어려움을 확인하기 위해 코딩 없이 웹사이트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웹사이트 빌더 데모 영상을 웹사이트에 게재하고 사전 결제를 진행하여 비즈니스를 검증했다.

얼리 스테이지 🌿

얼리 스테이지 스타트업의 목표는 초기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제품 실험을 실행하고 고속 성장을 위한 PMF를 찾는 것이다.

개요

특징:

  • 투자금 5~50억 내외 = 돈 생김
  • 15인~30인 가량의 구성원 = 업무별 담당자가 생김
  • 초기 제품 = 제품 실험 중

디자이너가 해야 하는 일:

  • 다양한 제품 실험을 뒷받침하는 빠른 구현
  • 고객 인터뷰 등 정성 데이터와 전환 퍼널 등 정량 데이터를 기반에 둔 지속적인 제품 개선
  • 그 외 마케팅 / 프로모션을 위한 디자인 작업

선택 시 고려사항:

얼리 스테이지 스타트업에선 디자이너가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제품 디자인은 물론 그 외 마케팅, 프로모션 등을 위한 비주얼 디자인 업무도 도맡는다. 즉 다방면의 실무 스킬을 갖출 필요가 있다.

시드 스테이지와 마찬가지로 성장을 도와줄 시니어가 없는 경우 생에 첫 직장으로 추천하기는 어렵다. 다만 2년에서 3년가량의 실무 경험을 갖춘 디자이너의 경우, 본인이 창업에 관심 있거나 혹은 제품 오너십을 갖고 일하고 싶단 욕심이 있을 경우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PMF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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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es Ottolenghi의 블로그

Product-Market Fit(시장-제품 적합성)의 약자로 시장 내에 존재하는 큰 불편 혹은 니즈를 발굴, 이를 해소함으로써 빠른 성장을 이루는 것을 뜻한다. PMF를 찾지 못해 성장이 더딘 상태를 캐즘이라 부르며 PMF를 찾아낸 경우 고속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사 A16Z의 마크 안데르센에 의해 널리 알려진 용어이다.

PMF 발견 사례 #1 - 마이리얼트립

마이리얼트립은 세계 각지의 일반인 가이드가 만든 특색있는 여행 상품을 매칭하는 초기 비즈니스 모델에서 여행지 교통편, 광광지 입장권 등의 티켓 상품 판매를 시작하며 기존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며 빠른 성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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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F 발견 사례 #2 - 마켓 컬리

마켓 컬리는 각종 먹거리를 다음날 새벽까지 배송하는 차별화 포인트로 비즈니스를 시작하였다. 컬리는 맘까페, SNS를 활용해 고객 니즈를 파악하는데 집중하여 '오월의 종', '본앤브레드' 등 인기 브랜드 유치 및 배송 지역을 확장하며 성장 속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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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라운드 🌳

시리즈 라운드 스타트업의 목표 확고한 경쟁 우위를 마련하여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선두 기업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이 핵심 목표이다.

특징:

  • 투자금 50~500억 이내 = 돈 많이 씀
  • 30인~100인 가량의 구성원 = 디자인 팀 생김
  • 제품 리팩토링 = 레거시와의 전쟁

디자이너가 해야 하는 일:

  • 제품 확장 및 수익 모델 도입을 고려한 설계
  • 디자인 협업을 위한 시스템 마련
  • 디자이너 채용을 위한 모든 일

선택 시 고려사항:

시리즈 라운드 기업의 경우 사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경우가 많아 얼리 스테이지 스타트업에 비해 리스크는 적은 편이다. 이미 초기 성장 과정을 리드해 온 디자이너가 팀에 있어 혼자 고군분투 해야 하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만약 첫 직장이 보다 역동적이고 자율성을 보장하는 환경이길 바란다면 시리즈 라운드의 스타트업 중 관심 있는 분야의 기업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팀의 디자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시리즈 라운드 기업의 경우 제품의 한 단계 도약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디자인 리더를 찾는 경우가 많다. 만약 리더 포지션에 도전해보고 싶은 디자이너가 있다면 이 시기의 팀에 합류하는 것을 추천한다.

투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이 대부분 좋은 인재 확보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공격적인 급여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시리즈 라운드 기업의 피할 수 없는 확장성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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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라운드를 거치며 기업은 선두 지위를 위해 다른 카테고리로 수평 확장하거나 밸류 체인 안에서 수직 확장하여 수익화할 수 있는 영역을 늘려간다. 하나 이때쯤 기존 제품의 설계 이슈 등 곳곳에서 문제가 터지기 시작하고 리팩터링 혹은 리빌딩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또한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비용 문제가 두드러지기 시작하여 많은 결정과 변화가 요구되는 시기인 만큼 역량 있는 시니어의 필요성이 커지기도 한다.

프리 IPO 라운드 이후 🦄

프리 IPO 라운드 이후 스타트업의 경우 규모 확장과 함께 수익성 증대에 집중하고 리스크를 낮춰 투자자의 기대 가치를 극대화 하는데 집중한다.

특징:

  • 투자금 500~3,000억 내외
  • 100인~500인 가량의 구성원
  • 신제품, 새로운 수익 모델로 확장

디자이너가 해야 하는 일:

  1. 수익성 강화를 위한 제품 실험 및 개선
  2. 리스크 관리를 위한 가이드 및 리뷰 프로세스 강화
  3. 운영 자동화를 위한 인터널 플랫폼 구축 등

선택 시 고려사항:

이 단계의 기업은 사실상 대기업에 가깝게 성장한 스타트업에 해당하여 이미 전국민이 알고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점과 직업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향후 커리어 관리 측면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미 시스템이 완성형에 가까운 만큼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배움을 쌓아나가기에 좋은 환경이다.

프리 IPO 기업의 리스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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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IPO 이후 단계 기업은 이미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로 다양한 유형의 고객이 사용중인 만큼 제품의 작은 변화에도 고객의 불만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제품의 정책 변경이나 잘못된 용어 사용 등의 문제가 제품 보이콧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 만큼 체계적인 가이드와 검수 프로세스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기다. 그래서 종종 실행 속도가 더디거나 관료적인 업무 방식으로 잘못 변질되는 경우도 있다.


3.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스킬 for Starters

공통 필수 역량

사고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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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역량은 디자이너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하나의 질문에서 여러 가능성으로 뻗어나가고 이를 다시 하나의 최우선 해법으로 수렴하는 방법에 익숙해지자.

관련 글: 디자이너가 그리기 전에 해야하는 일

끝없는 호기심과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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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로써 성장하는데 필요한 단 하나를 꼽는다면 호기심을 꼽을 것이다. 특히 고객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갖는 것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의 역할을 한다.

관련 글: 일론 머스크의 생각법, 1원칙 사고

사용자 경험에 대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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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모델에 대한 기본 이해와 인지 심리학 기초 지식을 갖추어 보편적 사용성에 대한 기준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용어나 이론 자체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인터페이스 디자인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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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패턴에 대한 이해와 기술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한 인터페이스 설계 역량은 당연히도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필수 역량이다.

역량 강화 방법

프로덕트 사고 역량 (Product Thinking)

메이커 다운 사고 방식을 갖추기 위한 첫 걸음이다.

  1. 많이 사용한다
    다양한 제품을 많이 사용해보면 제품을 읽어내는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2. 많이 관찰한다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멘탈모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3. 샅샅이 분석한다
    제품의 각 영역을 뜯어보며 왜 이렇게 만들었으며 다른 방식으로 대체 가능한지 등을 생각해보는 것으로 비즈니스와 제품 사이 관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4. 직접 설계한다
    자주 사용하는 제품, 관심 있는 제품의 특정 불편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나 해당 제품의 카테고리를 변경한 버전의 제품을 직접 설계해보는 것은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도메인 역량 강화 (Domain Specific Knowledge)

디자이너가 특정 분야 도메인 지식을 풍부하게 갖추면 더 특별해질 수 있다.

  1. 해당 분야 이해 관계자를 실제로 만나본다.
  2. 해당 분야 최신 정보를 항상 살펴본다.
  3. 해당 분야에 대해 배운 것을 문서로 정리해본다.
  4. 모인 정보를 한 편의 글로 적어본다.

제품 구현 역량 (Production Skills)

기술에 대한 이해가 높을수록 디자이너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난다.

  1. 내가 입력한 정보가 저장되는 과정을 알아본다.
  2. 프로그래밍을 배운다.
  3. 사이드 프로젝트 등을 통해서라도 개발자와 직접 협업해보세요.
  4.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4. 사전 질문 답변

학벌의 영향력이 커리어에서 클까요?

분명 좋은 학력을 가진 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요인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실력이 있는데 학벌로 인해 안 좋은 평가를 받을 일은 전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수 없이 혼자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데 역량은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분명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선배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꼭 같이 일하는 사수가 아니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오히려 회사 밖에서 상담할 수 있는 선배 디자이너를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사수의 유무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보다 일하는 환경과 함께 협업하는 동료가 성장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비전공자로 현업 UX리서처로 일하고 있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전환할 수 있을까요?

디자인 시스템 도입이 보편화되면서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경우 어느 정도 규격화 되어가는 추세여서 진입 단계의 장벽은 비교적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과거에 비해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기대하는 역량 중 리서치의 비중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커리어 전환 자체만을 생각했을 때 오히려 유리한 경험을 갖고 계신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자신감을 가지셔도 좋을 것 같아요.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개발자와 협업을 위해 키우면 도움이 되는 것을 알려주세요

당연한 말이지만 기술에 대해선 알면 알 수록 도움이 됩니다. 우선은 서버, 클라이언트, 데이터베이스, API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추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가 어떤 과정을 거쳐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는지 알아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브라우저에서 동작하는 HTML/CSS는 무척 배우기 쉽고 효과적인 디자인 도구이니 꼭 익혀두세요. 만약 좀 더 관심을 갖게 된다면 개발 언어 하나 정도를 가볍게 배워두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에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객체, 메서드, 클래스와 상속 같은 개념은 디자인을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새로운 신입을 뽑는다고 할 때 현직자의 입장에서 무엇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어떤 걸 제일 많이 보시나요?

  1. 호기심과 질문
  2. 실무 역량
  3. 덕력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가지고 있어야 할 역량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이어야 할까요?? 마케터는 시장을 파악하고 조사하는 능력, 그래픽 디자이너는 소비할 수 있는 그래픽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 UX/UI 디자이너는 사용자 경험을 어떤 기준으로 전달할지 문서와 절차로 관리 및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위 셋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리고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점이 필요할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답변을 주시면 감사드립니다.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 정확한 메시지를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비주얼 디자인 역량, 편리한 사용성을 위한 다양한 지식과 실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문서 작성 능력 등 위에 말씀하신 모든 것이 필요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없으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갖출수록 좋은 것이라고 해야겠죠?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갖춰야 하는 역량은 '내가 만드는 제품'을 고객이 사랑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것입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에 관심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D 그리고 이론적인 공부 말고 준비하면 좋을게 뭐가 있지도 궁금합니다!

배워야 할 것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려운 선택을 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무언가 창조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응원합니다!

이론적인 공부도 필요하겠지만 우선은 많이 만들어 보세요! 요즘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예전 보다 많아졌습니다. 만들어서 출시하고 한 명이라도 좋으니 고객을 만나는 경험을 해보세요. 이 일의 매력을 알게 되실거예요.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프로덕트 매니저는 어떻게 협업하나요?

기업마다 다를 수 있겠으나 식스샵에선 기본적으로 프로덕트 매니저와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이 겹칩니다. 다만 제품의 목표 설정과 실행 우선순위 등에 대한 책임을 프로덕트 매니저가, 제품의 사용자 경험에 대한 책임을 디자이너가 나눠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입도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될 수 있나요?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최근 신입 디자이너에게 채용 문이 더 좁아진 것 같다고 느낍니다. 분명 쉽지 않겠지만 당연히 신입도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될 수 있습니다. 신입이건 경력이건 역량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게 당연합니다. 지식은 경력이 없어도 쌓을 수 있습니다. 다만 경험은 그렇지 않죠. 그러니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세요 사이드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신입의 디메리트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물어보시는데 저는 포트폴리오를 잘 만드는 방법을 모릅니다. 다만 포트폴리오 디자이너를 채용하는게 아닌 이상 제품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했던 고민의 흔적과 경험을 통해 얻은 배움을 잘 정리하여 보여준다면 그게 최고의 포트폴리오가 아닐까 싶습니다. 식스샵의 경우 일하는 과정에 작성한 업무 문서 몇 개를 보내 달라고 부탁드린 경우도 있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디자인 외에도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은데 디자인과 다른 분야들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디자이너로써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역량은 항상 부족함이 없는지 체크하고 채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의 지식과 경험을 갖추는 부분은 알면 알수록, 쌓으면 쌓을수록 좋아진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상태에 따라 둘의 밸런스는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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