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구글도 하는 실수 - 예방 가능한 문제의 역설

The Preventable Problem Paradox by Shreyas Do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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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구글도 하는 실수 - 예방 가능한 문제의 역설

오늘 공유하는 글은 Shreyas Doshi의 글 Why smart companies become stupid: The Preventable Problem Paradox 입니다.

얼마 전에 그의 최근 트위터 스레드 B2B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스토리: 고객이 진짜로 관심 두는 문제 발견하기 를 공유하기도 했는데요.

짤막한 글이지만 우리 모두 한 번쯤 생각해볼 법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더 큰 일을 해낼 때 더 큰 인정을 받습니다. 지극히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역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게 무엇일까요?


왜 똑똑한 회사들이 바보가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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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같은 뛰어난 회사가 왜 '제 얼굴에 먹칠하기 챔피언'이라 불릴만한 일을 했을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왜 구글이 제품, 정책, 운영 전반에 걸쳐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실수에 치이고 있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그리고 우버와 우리 업계의 많은 사람이 수년 동안 저지른 실수는 어떻습니까?

말해두지만, 이글은 다른 이들의 실수를 사후 평가하기 위해 쓰인 게 아닙니다. 사실 우리 모두 다 공범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건 '대체 그때 어떤 생각을 한 거지?'에 가까운 내용이 될 것입니다.

지난 5년간 언론에 드러난 빅 컴퍼니들의 실책 퍼레이드를 훑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걔네 회사 얘들은 완전 멍청하네.

혹은

걔들 완전 쓰레기 아니야?

근데 사실 저는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습니다. 큰 실책을 거둔 여러 회사에 모인 대다수의 사람은 충분 이상으로 똑똑하고 좋은 일을 위한 사명감으로 자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요.

그런데 왜 실수가 일어나는 걸까요? 그리고 왜 반복될까요?

상황이 천차만별이니 그 이유를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일종의 조직적 인지편향이 기업 문화의 뿌리에 크게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문제를 예방 가능한 문제의 역설로 부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함께 오래된 영화 슈퍼맨2의 한 장면을 살펴볼까 합니다. 바로 스크롤 하지 말고 꼭 봐주세요. 제 생각엔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200초 중 하나입니다.

다 보셨나요?

어떤 게 보였나요? 함께 살펴보시죠.

클락 켄트(사실 슈퍼맨)는 썸타는 중인 동료 로이스 레인과 나이아가라 폭포에 놀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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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은 한 어린 소년이 난간에 올라 무척 위험한 장난을 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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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은 급히 소년에게 달려가 그만하고 내려오라 주의를 줍니다. 소년의 엄마가 그 소리에 아이를 재빨리 난간에서 내리고 혼냅니다. 클락 덕분에 소년은 안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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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는 클락이 한 일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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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이 돌아와 로이스에게 방금 일어난 일을 봤냐고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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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로이스는 클락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배고프다고 말합니다. 클락은 핫도그 가게로 고개를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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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소년은 다시 난간에 올라가 위험한 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난간 건너편으로 넘어가기까지 했습니다. 전보다 훨씬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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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요쯤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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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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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로이스는 바로 상황을 인지하고 소리칩니다. "누가 좀 도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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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 가게 앞에 있던 클락은 그 소리를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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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남자가 소리칩니다. "누가 뭐라도 좀 해봐!" (80년대 특수효과가 빛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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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켄트는 슈퍼맨으로 변신하여 폭포로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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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만 더 좀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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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들이 슈퍼맨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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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은 죽기 일보 직전이던 소년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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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은 슈퍼맨을 찬양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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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그의 위풍당당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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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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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얼굴을 보세요. 슈퍼맨이 한 일에 대해 감동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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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를 볼까요? 클락 켄트가 한 일에 대해서 거의 무관심하던 그녀는 슈퍼맨의 드라마틱한 구출에 환호하며 그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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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씬은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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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질문이 있습니다. 만약 클락 켄트가 우리 대부분이 그렇듯 잘한 일에 칭찬과 감사를 받는 것을 기뻐한다면 아래 두 상황 중 어떤 것을 선택했을까요?

  1. 소년이 난간에서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 한다.
  2. 소년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나노초 안에 수퍼맨으로 변신해서 영웅적으로 그를 구출한다.

만약 그가 감사와 칭찬에 동기를 부여한다면 1과 2중 2에 베팅하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너무 비현실적인 상황인가요? 슈퍼맨이 나오니까?

방금 본 일은 우리가 속한 조직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한 번 인지하고 난 뒤 주변을 살펴보면 회사, 비영리단체, 정부 기관 등 어디에서나 벌어지고 있는 일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특히 정부 기관은 더 빈번하죠.

예방 가능한 문제의 역설: 어떤 조직도 시간이 흐를수록 문제 예방보다 문제 창출에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어떤 조직 혹은 리더가 문제 예방보다 문제 만들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말에 동의하겠습니까? 그러나 다들 무의식적으로 문제 창출을 장려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 역설은 우리가 사회, 커뮤니티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사실입니다. 다른 예로 살펴볼까요?

아래는 롤프 도벨리(Rolf Dobelli)의 유명한 저서 The Art of The Good Life의 두 대목입니다.

문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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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회피하는 것이 섹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기 두 개의 영화 줄거리가 있습니다. A는 배가 빙산에 부딪혀 가라앉게 됩니다. 이때 선장은 모든 승객이 물에 빠지는 것을 힘들게 구조하고 가까스로 마지막 남은 구명보트에 탑승하게 됩니다. B는 선장이 배를 빙산 주위로 합리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행합니다. 어떤 영화를 보시겠습니까? 아마 A를 보고 싶겠죠? 그럼 실제 승객이라면 어떤 배에 타시겠습니까? 당연히 B가 아닐까요?

문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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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실제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죠. 두 선장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A 선장은 토크쇼에 초대됩니다. 그는 억대 출판 계약을 따냅니다. 그는 선장 일을 그만두고 저명 기업들에 동기부여 강사로 강의를 다닙니다. 그의 고향 마을에선 그와 그의 아이들의 이름을 딴 거리를 만듭니다. 아이들은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겠죠. 반면 B 선장은 찰리 멍거(Charlie Munger)의 철칙(20피트짜리 소용돌이를 피하고 싶다면 500피트 이상 돌아가야 한다.)을 지키며 수년 후 은퇴할 때까지 안전하게 배를 몹니다. B가 분명 더 나은 선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A에 환호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예방하는 것이 바깥세상에선 보이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문제 해결'과 '문제 예방'을 아래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 차이는 모든 조직에 깊숙히 침투해있습니다.

문제 해결

  •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스릴이 있다.
  • 어려워보인다.
  • 중대해보인다.

문제 예방

  • 눈에 보이지 않는다.
  • 지루해보인다.
  • 쉬워보인다.
  • 안해도 괜찮을 것 같다.

위 상황을 조직 내 리더의 역할에 대입해보겠습니다. 갓 리더가 되었을 때엔 팀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게 매우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시작하는게 이상할것은 없지만 결국 끔찍한 결과로 이어지곤합니다. 왜냐면 많은 리더들이 수 년간 이런 일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문제 해결사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출근하자마자 '오늘의 문제'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하루 중 모두 해결한 뒤 만족하며 집에 돌아갑니다. 실제 빠른 것 보다는 빠르게 보이는 것에 더욱 보상하는 환경 안에서 말이죠.

만약 여러분이 진실하고 팀과 고객을 위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빙산을 미리 피해야지, 빙산에 뱃머리를 박은 뒤 사람들을 구조하려 뛰어 나가서는 안됩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 어떻게 맞서야 할까?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선 아래 일을 수행하세요.

  1. 팀과 회사내에서 사람들이 역설적인 상황을 인식하게 합니다.
  2. 이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는 규범을 마련합니다.
  3.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4. 회사가 보상 시스템을 변경할 수 있도록 지지합니다.

이러한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으로 큰 한 걸음을 내딛은 것입니다. 다행인 점은 1번에서 3번까지는 리더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라는 것입니다.

결코 쉬운일은 아니지만 고객, 팀, 회사 및 산업 영역에서 우리는 예방 가능한 문제의 역설을 제대로 인지하고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므로써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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